태국 치앙마이 불교사찰 투어 ④ 왓 체디 루앙 Wat Chedi Luang Varavihara

 

태국 치앙마이 불교사찰 투어 네 번째 이야기, 이번에 기록할 사원은 '왓 체디 루앙(Wat Chedi Luang)'이다. 치앙마이 올드타운 중심부에 위치한 이 사원은 14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거대한 사리탑 사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1411년에 란나 왕조의 왕이 아버지의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건설하기 시작했고, 15세기 중반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치앙마이 사람들은 이 사원이 도시를 보호한다고 믿고 있는 만큼 의미가 큰 사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왓 쩨디 루앙 · 103 Prapokklao Road, Tambon Si Phum,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위치

103 Prapokklao Road, Tambon Si Phum, Mueang Chiang Mai District, Chiang Mai 50200 태국

 

운영시간

매일 5:00~22:30

 

입장료

50바트

 

왓 체디 루앙 입구

 

왓 체디 루앙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이렇게 화려하게 만들어진 조각상과 문으로 장식되어 있다. 사원의 본당 바로 앞에 아주 크게 뚫려 있는 문이 있어 그곳이 입구인 줄 알고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니 이를 잘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입장료를 끊고 내부로 들어갔다. 한 사람당 50바트, 한화 약 2,100원 정도의 가격이었다. 

 

 

나는 밤에 방문했기에 왓 체디 루앙을 배경으로 한 멋진 야경을 볼 수 있었다. 높이 솟아있는 나무와 그 옆의 인타킨 필라 비하라 뒤로 해가 지면서 물들어가는 하늘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왓 체디 루앙 사원을 복원하기 위한 복구 및 복원 프로젝트에 대해 적혀있는 안내판이다. 왓 체디 루앙의 중요성과 그 의미부터 시작해서 옛부터 전해 내려온 전통적인 재료와 기숙이 사용되었고, 란냐 양식의 학술적, 예술적 원칙을 따랐으며, 이 작업은 정부, 민간 부문, 일반 대중을 포함한 여러 당사자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위 사진은 왓 아짠 만 푸리탓또(Wat Ajarn Mun Bhuridatta) 사원은 태국 산림 수행 전통의 창시자 아짠 만 푸리탓따 스님을 기리는 사원이다. 전체적으로 화려하고 장엄해보이는 왓 체디 루앙의 불탑과 사원들 안에서 소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SAO INTHAKHIN / CHINAGMAI CITY PILLAR 인타킨 기둥

 

이것은 '인타킨 필라 비하라(Inthakin Pillar Vihara)'이며, 치앙마이의 도시 기둥이 안치되어있는 곳이다. 이 기둥은 치앙마이의 영적 중심이자 수호신 역할을 한다고 믿어져 신성하게 여겨지는데, 여성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곳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놀라기도 했다. '월경을 하는 여성들이 그 신성함을 훼손하고 오염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대 사회의 시각과는 맞지 않는 성차별적 관행이라 불편함을 느꼈고, 실제로 왓 체디 루앙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사람들이 불쾌함을 호소하는 방문 후기들을 보기도 했다.

 

왓 체디 루앙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또다른 불상.

 

이 거대한 대형 불탑은 60m의 높이로, 당시 란나에서 가장 큰 건물이었다. 1545년에 지진으로 인해 손상되었고 현재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복원된 것이라고 한다. 당시는 90m 높이를 자랑했지만 지진으로 인해 복원하면서 줄어든 것이 아쉽다. 실제로 방문했던 체디들 중 가장 압도적인 규모와 위압감을 보여주었다. 

거대한 스투파 기단부를 자세히 보면, 흙과 돌로 조각된 코끼리 상들이 눈에 띄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이 코끼리들은 스투파 (사리 또는 유물을 봉안한 구조) 를 굳건히 지키는 수호신처럼 보였다.

 

 

이곳은 한때 태국 불교의 가장 신성한 보물 '에메랄드 불상(Phra Kaeo)'을 모셨던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했다. 현재 에메랄드 불상은 방콕의 왓 프라깨오에 있지만, 왓 체디 루앙을 거쳐 갔다는 역사적 사실이 이곳의 위상을 더욱 높여주는 부분이었다.

 

 

불탑을 전부 둘러본 후 법당을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이 건물은 신자들이 기도하고 의식을 행하는 주요 법당으로 '프라 차오 아타롯(Phra Chao Attarot)'이라는 불상이 모셔져 있다. 이 법당 또한 여러 차례 재건축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1928년에 지어져 1999년에 개조되었다고 한다.

 

 

내부로 들어가니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때 느꼈던 것처럼 엄청난 규모가 느껴졌다. 높은 천장에 매달린 12지신 퉁과 검은색 바탕에 금색으로 칠해져 있는 화려한 문양의 기둥이 시선을 압도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상을 바라보며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공덕을 쌓는 일에 동참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공불을 올리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12지신 퉁(란나 문화권에서 볼 수 있는 전통적인 깃발 또는 깃발 형태의 장식품)은 공덕을 쌓는 행위의 일환으로 사찰에 기부되거나 기념품으로 구매해 집에 걸어두기도 한다고 한다. 서양권의 방문객은 본인의 12지신을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띠를 확인할 수 있도록 원형 도표가 놓여있었다.

 

 

불탑과 본당 구경을 마치고 미처 둘러보지 못한 곳곳을 살펴보았더니 지붕 기와를 시주해서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기와 한 장당 100바트를 기부할 수 있었다.

 

 

현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프롬프트 페이를 통해 구입할 수 있도록 QR코드도 마련되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지붕 기와에 자신의 이름, 또는 가족의 이름과 함께 소원을 적어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원 내에는 몇 마리의 개가 이곳저곳에서 쉬고 있었다. 모두 순하고 착한 아이들이니 먼저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해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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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체디 루앙은 치앙마이 올드타운에서 방문했던 불교사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어서 다른 사원을 둘러볼 때와 달리 거대한 스투파가 주는 압도적인 웅장함 앞에서 나도 모르게 경외심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복원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오랜 세월을 견뎌낸 유적의 흔적들을 보며 그 옛날 란나 왕국의 번영과 이곳을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염원을 짐작할 수 있었고, 역사 속에 와있는 느낌이라 신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왓 체디 루앙에서 보냈던 역사적 흔적을 둘러보는 시간은 내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